
아기는 정말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어제까지만 해도 하루 종일 먹고 자는 것 같았는데 어느 순간 눈을 맞추기 시작하고, 손을 발견하고, 옹알이를 하더니 뒤집기까지 한다.
특히 아기를 처음 키울 때는 ‘우리 아기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같은 개월 수의 아기들을 보면 누구는 뒤집었다고 하고, 누구는 앉았다고 하니 우리 아기는 조금 늦은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기의 발달은 정확한 날짜에 맞춰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오늘은 출생부터 첫돌까지 아기에게 흔히 나타나는 발달 변화를 월령별로 정리해 보려고 한다. 함께 놀아주기 좋은 방법과 장난감, 그리고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부분까지 같이 알아보자.
0~1개월|세상에 적응하는 시간
태어난 직후의 아기는 대부분의 시간을 먹고 자면서 보낸다.
아직 주변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기보다는 엄마의 목소리나 냄새, 품에 안겼을 때의 느낌처럼 익숙한 자극에 반응하며 세상에 적응해 가는 시기다.
시야도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장난감을 많이 보여주는 것보다 엄마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자극이 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흑백 초점책이나 대비가 큰 그림을 잠깐 보여주는 정도가 좋다.
다만 아기가 깨어 있는 시간마다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먹고 자고, 안기고, 부모의 목소리를 듣는 일 자체가 아기에게는 중요한 경험이다.
이 시기에 좋은 것
- 부모의 얼굴 바라보기
- 노래 불러주고 이야기해 주기
- 대비가 큰 그림이나 초점책 보여주기
- 깨어 있을 때 잠깐씩 엎드려 보기
아직 목을 가누지 못하는 시기이므로 엎드려 놀기는 반드시 깨어 있고 보호자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해야 한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굳이 장난감을 많이 살 필요도 없다. 아기에게는 값비싼 장난감보다 사람의 얼굴과 목소리가 훨씬 흥미로운 자극이 될 수 있다.
2~3개월|눈을 맞추고 옹알이를 시작해요
생후 2~3개월이 되면 아기의 표정이 조금씩 달라진다.
눈을 맞추는 시간이 길어지고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며 웃기도 한다. 목소리를 들으면 고개를 돌리거나 움직임을 멈추고 바라보는 모습도 나타난다.
옹알이가 늘어나면서 부모가 말을 걸면 소리를 내며 반응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많아진다.
이때부터는 아기와 대화를 많이 해주는 것이 좋다.
“유현아, 기분이 좋아?”
“엄마가 기저귀 갈아줄게.”
이렇게 일상적인 행동을 말로 설명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시기에 좋은 장난감
- 딸랑이
- 손으로 잡기 쉬운 가벼운 장난감
- 아기용 거울
- 모빌
- 흑백 또는 고대비 그림책
다만 장난감을 너무 많이 꺼내 놓기보다는 한두 가지를 가까이 보여주고 아기가 바라보거나 손을 뻗을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특히 소리가 크거나 빛이 지나치게 화려한 장난감을 계속 틀어주는 것보다는 아기가 직접 보고 만지고 반응할 수 있는 단순한 장난감이 더 활용하기 좋다.
4~5개월|내 손과 주변이 재미있어져요
4개월 전후가 되면 아기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많아진다.
목을 가누는 힘이 좋아지고 엎드렸을 때 머리와 가슴을 들어 올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또 자신의 손을 유심히 바라보거나 손을 입으로 가져가고, 눈앞의 장난감을 잡으려고 손을 뻗기도 한다.
이때부터는 아기가 직접 만지고 잡을 수 있는 장난감이 유용하다.
추천하기 좋은 장난감
- 딸랑이
- 말랑한 촉감 공
- 치발기
- 손으로 잡기 쉬운 링 장난감
- 촉감이 다양한 헝겊책
- 아기 거울
이 시기에는 장난감을 아기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살짝 두고 스스로 손을 뻗어보게 하는 것도 좋은 놀이가 된다.
다만 아기가 아직 혼자 앉지 못한다고 해서 앉는 연습을 억지로 시킬 필요는 없다.
아기가 스스로 앉을 준비가 되기 전에 장시간 앉혀 놓거나 보행기 등에 의존해 자세를 만들어 주는 것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다.
발달은 다음 단계로 빨리 넘어가는 것보다 아기가 자신의 몸을 충분히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혀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6개월 전후|뒤집기와 손의 움직임이 커지는 시기
생후 6개월 전후가 되면 뒤집기를 시작하는 아기가 많아진다.
이미 뒤집기를 능숙하게 하는 아기도 있고, 아직 뒤집기를 시도하는 단계인 아기도 있다.
손의 움직임도 더욱 정교해지면서 장난감을 잡고 흔들거나 입으로 가져가는 행동이 많아진다.
주변에 대한 관심도 커지기 때문에 아기가 누워 있는 공간을 조금 더 안전하게 정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기에는 바닥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장난감도 한곳에 잔뜩 놓기보다는 조금 떨어진 곳에 두고 아기가 몸을 움직여 다가가도록 유도해 볼 수 있다.
이때 특히 조심할 것
아기가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갈 수 있다.
따라서 작은 부품, 동전, 단추, 구슬처럼 삼킬 수 있는 물건은 아기 주변에서 치워야 한다.
장난감도 연령 표시를 확인하고, 떨어져 나갈 수 있는 작은 부품이나 쉽게 뜯어지는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7~8개월|앉고, 움직이고, 탐색하기 시작해요
7~8개월이 되면 아기의 관심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
혼자 앉는 시간이 길어지고, 배밀이나 기기를 시도하는 아기도 있다.
손을 이용해 장난감을 이쪽저쪽으로 옮기고 두드리거나 떨어뜨리면서 ‘이렇게 하면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를 경험한다.
이 시기의 아기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 자체보다 장난감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실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컵을 두드려 소리를 내기도 하고, 장난감을 바닥에 떨어뜨리기도 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같은 행동을 계속 반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기에게는 중요한 탐색 과정이다.
추천하기 좋은 놀이
- 컵 쌓기
- 공 굴리기
- 촉감책 보기
- 장난감 넣었다 꺼내기
- 거울 보며 표정 따라 하기
- 까꿍 놀이
이 시기부터는 부모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방법을 정해주기보다는 아기가 직접 탐색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도 좋다.
9~10개월|손을 더 정교하게 사용해요
9~10개월이 되면 손가락을 사용하는 능력이 점점 발달한다.
작은 물건을 손가락으로 집으려고 하고, 두 물건을 부딪치거나 장난감을 통에 넣었다 꺼내는 놀이를 즐긴다.
이름을 부르면 돌아보거나 익숙한 말에 반응하는 모습도 나타날 수 있다.
까꿍 놀이처럼 사람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놀이도 좋아한다.
이 시기에는 넣고 빼기, 열고 닫기, 잡고 옮기기처럼 손을 사용하는 놀이가 특히 재미있다.
하지만 작은 블록이나 구슬처럼 삼킬 위험이 있는 장난감은 피해야 한다. 손가락으로 집는 능력이 좋아졌다고 해서 작은 물건을 안전하게 다룰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11~12개월|첫돌, 세상을 향해 한 걸음
첫돌이 가까워지면 아기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진다.
가구를 잡고 일어서거나 붙잡고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혼자 몇 걸음을 걷기 시작하는 아기도 있다.
손을 흔들어 인사하거나 박수를 치고, 원하는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하기도 한다.
말도 조금씩 늘어난다.
하지만 첫돌에 반드시 몇 단어를 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기마다 말이 늘어나는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
첫돌 무렵 추천 놀이
- 블록 쌓고 무너뜨리기
- 공 굴리기
- 그림책 함께 보기
- 컵에 물건 넣고 꺼내기
- 간단한 심부름 놀이
- 손 흔들기, 박수 등 모방 놀이
- 안전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기
이 시기에는 걷기를 빨리 가르치려고 하기보다는 아기가 스스로 일어서고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보행기를 이용해 걷기를 빨리 익히게 하려고 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아기가 걷기 시작하는 시기는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첫돌이 되었는데 아직 혼자 걷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늦은 것은 아니다.
장난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와의 놀이
개월수별 장난감을 찾아보다 보면 어느 순간 장난감이 너무 많아진다.
하지만 아기의 발달을 위해 꼭 비싼 장난감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엄마가 말을 걸어주고, 아기가 내는 소리에 대답해 주고, 손에 잡은 장난감을 함께 바라보고, 까꿍 놀이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놀이가 된다.
특히 생후 첫돌까지는 아기가 스스로 움직이고 탐색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빨리 뒤집게 하려고 연습시키고, 빨리 앉히고, 빨리 걷게 하는 것보다 아기의 몸이 준비되는 과정을 기다려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억하고 싶은 것.
아기는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어제는 못 하던 것을 오늘 갑자기 해내기도 하고, 한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 같다가 어느 날 새로운 행동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니 다른 아기의 발달 속도와 비교하기보다는 어제의 우리 아기와 오늘의 우리 아기를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작은 손으로 장난감을 잡은 것, 처음으로 뒤집은 것, 엄마 얼굴을 보고 웃은 것, 처음 낸 옹알이까지.
그 모든 순간이 아기가 조금씩 세상을 배워가는 과정이다.
첫돌까지의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지나간다.
지금은 매일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먹고, 자고, 놀고, 우는 하루가 지나고 나면 어느새 ‘그때 우리 아기가 이랬지’ 하고 추억하게 되는 날이 온다.
그래서 오늘도 아기의 작은 변화를 천천히 바라봐 주고 싶다.
아기는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개월수별 아기발달 체크 리스트 (2)
이 전 포스팅에서는 신생아~12개월까지의 아기발달에대해 적어보았습니다.https://sparklinglife.tistory.com/entry/%EC%95%84%EA%B8%B0%EB%8A%94-%EC%96%B4%EC%A0%9C%EC%99%80-%EC%98%A4%EB%8A%98%EC%9D%B4-%EB%8B%A4%EB%A5%B4%EB%8B%A4-%E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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