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은 이제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핸드폰을 보는 이유가 꼭 업무나 중요한 연락 때문인 것은 아닙니다.
잠깐 게임을 하기도 하고, 웹툰을 보기도 합니다. 유튜브 영상을 넘겨보거나 SNS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조금 쉬고 싶을 때 뉴스 기사를 읽기도 하고, 좋아하는 야구나 축구 같은 스포츠 경기를 챙겨보기도 합니다.
사실 이런 것들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부모에게도 쉬는 시간이 필요하고, 좋아하는 콘텐츠를 보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나도 쉬고 싶고, 내 시간도 갖고 싶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에게도 잠깐의 휴식이 필요합니다.
하루 종일 회사에서 일하고 집에 돌아온 아빠라면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보며 잠시 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당연합니다.
게임 한 판을 하고 싶을 수도 있고, 보고 싶었던 유튜브 영상도 있을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야구 경기가 하는 날이라면 경기 결과가 궁금할 수도 있고, 웹툰을 보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시간을 무조건 나쁜 행동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부모도 사람이고, 육아와 직장 생활을 병행하면서 자신만의 휴식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잠시 뉴스를 확인하기도 하고, 친구에게 온 연락에 답장을 하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SNS를 보며 쉬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까지 그 즐거움을 이어가고 있지는 않은가요?
아이와 함께 있는 동안 무심코 핸드폰을 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너무 길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아이와 놀아주면서도 계속 화면을 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말을 걸 때마다 시선이 핸드폰에 머물러 있다면 아이와 부모가 자연스럽게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와 상호작용의 기회가 줄어들게 됩니다.
아이에게는 부모와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순간 하나하나가 세상을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말을 걸어도 핸드폰을 보고 있다면
아이들은 하루에도 수없이 부모에게 말을 겁니다.
"아빠 이것 봐!"
"아빠 같이 놀자."
"아빠 이거 뭐야?"
어른에게는 별것 아닌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을 부모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것은
그 순간이 자신의 세상을 부모에게 보여주는 중요한 순간일 수 있습니다.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어린아이는 부모와의 일상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웁니다.
부모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고, 대답을 들으며 언어와 사회성을 배웁니다.
함께 놀이하면서 차례를 기다리는 방법을 배우고, 자기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도 익혀갑니다.
그런데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에 스마트폰을 계속 확인하면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됩니다.
아이의 말을 놓치기도 하고, 아이가 보여주는 행동이나 감정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의 감소가 반복되면 아이의 언어 발달이나 사회성 발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부모가 하루에 핸드폰을 몇 번 봤다고 해서 아이의 발달에 문제가 생긴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 사용이 아이와 부모의 관계와 상호작용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있지는 않는지입니다.
엄마도, 아빠도 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집에서 아예 핸드폰을 보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육아는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습니다. 누구 하나 쉬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요.
엄마든 아빠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고, 잠시 핸드폰을 보며 쉬는 것도 충분히 필요한 휴식이 될 수 있습니다.
서로의 휴식 시간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공동 양육자끼리 충분히 상의하고 기준을 정하면 어떨까요?
서로 배려 하는 아름다운 가족
예를 들어 아빠는 퇴근 후 1시간 정도 혼자 휴식하는 시간을 갖고, 그 시간에는 방으로 들어가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를 보며 자유롭게 쉴 수 있습니다. 대신 그 시간이 끝나면 핸드폰을 내려놓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그 대신 엄마에게도 휴식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주말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빠가 운동을 좋아한다면 주말에 2~3시간 정도 운동을 다녀오고, 그동안 엄마가 아이를 돌보는 대신 공평하게 엄마에게도 그만큼의 온전한 휴식시간을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카페에 다녀와도 좋고, 친구를 만나도 좋고,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도 좋습니다.
부모에게도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을 충분히 보장받아야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에도 더 여유 있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누가 더 힘든지 싸우지 말자
누가 더 힘든지를 따지기 시작하면 부부 모두 지치기 쉽습니다.
엄마의 휴식도 중요하고 아빠의 휴식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공동양육자끼리 각자의 휴식시간을 미리 정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제외한 공동육아 시간에는 서로 아이에게 조금 더 집중하는 것입니다.
아이와 놀아주기로 한 시간에는 아이에게 집중하고, 아이가 말을 걸거나 함께 놀자고 할 때는 핸드폰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식사 시간에는 가족과 대화하고, 잠자리에서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반대로 내가 쉬기로 정한 시간에는 죄책감 없이 쉬어도 됩니다.
이렇게 '쉬는 시간'과 '함께하는 시간'의 경계를 명확하게 만드는 것이 오히려 가족 모두에게 편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핸드폰을 몇 시간 보았느냐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내가 쉬기로 한 시간에는 마음 편하게 쉬고, 아이와 함께하기로 한 시간에는 아이에게 집중하는 것.
그리고 그 기준을 한쪽 부모에게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아빠가 함께 정하는 것.
저는 이것이 현실적인 공동육아에서 필요한 스마트폰 사용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혹시 아이에게도 미디어를 너무 많이 보여주고 계시지는 않으신가요?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을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이의 미디어 사용도 함께 생각해 보게 됩니다.
아이가 잠깐 조용히 있어 주기를 바라며 TV를 틀어주기도 하고, 식사 시간에 가만히 앉아서 먹게 하기 위해서 영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외출 준비를 할 때도 영상 하나 틀어주면 아이가 얌전히 기다려주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는 미디어가 고마울 때도 있습니다.
특히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정말 아무것도 하기 어려운 순간이 있습니다.
밥을 해야 하는데 아이가 계속 엄마를 찾을 때, 둘째를 돌보느라 첫째에게 잠시 기다려달라고 해야 할 때, 부모가 너무 지쳐서 잠깐이라도 혼자 있고 싶을 때 영상은 꽤 유용한 도구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에게 미디어를 보여주는 것 자체를 무조건 나쁘다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지금 정말 필요한 만큼만 미디어를 보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부모가 잠시 편해지기 위해 미디어를 보여주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특히 어린아이에게는 부모와 직접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놀이하는 시간이 아이 발달에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영상을 보여주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자연스럽게 아이가 부모와 대화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몸을 움직이고, 주변을 탐색하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미디어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부모가 미리 기준을 정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식사할 때마다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간에만 보여주거나, 부모가 꼭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잠시 활용하거나, 평일에는 보여주지 않고 주말에 시간을 정해서 보여주는 식으로
무조건 금지하는 것보다 가족 안에서 지킬 수 있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TV를 보면 심심할 틈이 없다.
아이에게 스스로 기다리고, 심심함을 견디고, 감정을 조절하고, 다른 놀이를 찾아보는 경험을 충분히 제공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심심할 때를 견디다 보면 주변에 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책을 꺼내기도 하고,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어른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그 시간이 아이에게는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고 조절하는 연습의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자랍니다.
어제까지 품에 안겨 있던 아이가 어느 순간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옷을 입고, 친구들과 노는 아이가 됩니다.
아이와 하루 종일 함께할 수 있는 시간도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그러니 핸드폰을 무조건 내려놓으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오늘 아이가 "아빠, 이것 봐!"라고 이야기한다면 잠시 핸드폰을 내려놓고 아이를 바라봐 주세요.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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